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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월드컵 주장들이 보여준 품격[김세훈의 스포츠IN]

완장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월드컵 주장들이 보여준 품격[김세훈의 스포츠IN]
로드리가 월드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

로드리가 월드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

주장은 가장 목소리가 큰 선수가 아니다. 자신이 화가 나고 억울해도 감정을 누르고, 출전하지 못하거나 역할이 줄어들어도 팀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선수다. 경기에서는 동료들이 의지할 만한 기량을 보여 주고, 경기 밖에서는 흔들리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선수 겸 코치, 행동가 겸 리더 역할을 모두 감내해야하는 자리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주장의 역할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 준 선수는 로드리(스페인)였다. 로드리는 스페인이 치른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중원을 지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 공격을 차단했을 뿐 아니라 빌드업의 출발점과 공격 방향을 정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대회 최다 수준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를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로드리는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을 앞두고 “우리는 야망을 갖고, 두려움은 최소화한 채 경기해야 한다”며 상대를 존중하되 겁먹지는 말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냉정한 분석과 확신이 돋보였다.

리오넬 메시가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씁쓸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리오넬 메시가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씁쓸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준우승팀 아르헨티나의 주장은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8골(4도움)을 넣었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는 두 골을 도왔다. 골이 필요할 때 골로, 어시스트로 승부를 갈랐다. 로이터는 준결승 뒤 메시를 두고 “골을 넣지 않았어도 아르헨티나에 미친 영향은 깊었다”고 평가했다. 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킬리안 음바페가 개인 능력으로 팀을 끌어가는 성향이 강하다면, 메시는 자신의 기술을 팀 전체의 움직임에 녹이는 선수라고 분석했다. 메시는 잉글랜드를 꺾고 결승에 오른 뒤 “일이 이렇게 전개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쁨을 나타내면서도 우승이 확정된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결승 직전에는 동료들에게 “침착하자. 다른 모든 것은 잊자”고 주문한 장면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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