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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환상'에서 빚어진 성적 논란…유소년과 프로리그 체력부터 살펴야 [김창금의 무회전 킥]

월드컵 '환상'에서 빚어진 성적 논란…유소년과 프로리그 체력부터 살펴야 [김창금의 무회전 킥]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경기장에 수만 관중이 모여 있다. 뉴저지/이매진 이미지스 연합뉴스


스포츠 데이터 기업 옵타의 세계 프로축구 리그 랭킹을 보면, 자국 리그의 탄탄함이 월드컵 성적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그 팀의 성적 등을 기반으로 작성된 1~5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순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을 비롯해 준우승팀 아르헨티나(리그 랭킹 7위), 4강에 오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선전 배경에 강한 프로리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이 월드컵 32강전에서 탈락한 이후, 재빠르게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로 바꾼 것은 자존심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J리그가 13위로 가장 높고, 한국 K리그(30위), 사우디아라비아(41위)와 호주(49위), 이란(51위), 아랍에미리트(58위) 프로리그가 뒤를 잇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일본과 호주 축구대표팀만이 32강에 진출했다.

자국 프로리그가 강하면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최상위권 선수들은 유럽 등 선진리그에 진출한다. 국외파 풀이 커질수록 국제 경쟁력은 높아지는데, 일본이 주요 선수들의 부상 낙마에도 월드컵 엔트리 26명 가운데 23명을 국외파로 채울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한국은 그동안 지리적, 역사적으로 밀접한 일본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순수 경기력 차원에서 두 나라 축구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한국 대표팀을 스페인이나 프랑스와 비교하지 않는 것처럼, 일본은 이제 한국의 라이벌 차원을 뛰어넘었다.

한국 축구의 취약점은 월드컵 성적이 프로축구 흥행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올 시즌 K리그1의 27일 현재 평균 관중은 9105명으로 지난 시즌 평균 1만81명보다 줄었다. 최고 인기 구단인 FC서울은 매 경기 평균 2만2000명 이상을 유지하지만, 전북 현대, 울산 HD, 대전 하나시티즌 등의 흡인력이 조금 떨어졌다. K리그2에서는 지난해(4313명)보다 평균 관중이 늘었지만(4716여명), 수원 삼성 팬이 38% 늘어난 특수(1만6700여명)가 반영됐다.

26일 인천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부천FC의 경기에서 득점포가 터지자 인천 팬들이 좋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겨레 유럽 통신원인 마쿠스 한은 “유럽에서는 월드컵 결과와 상관없이 팬들은 욕하면서도 자기 팀 경기를 보러 간다. 한국에서는 수원 삼성 등을 제외하고는 월드컵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프로축구의 기반이 될 유소년 축구도 허점이 많다. 전통적인 학교 축구부가 강화되지 못하고 있고, 학교 밖으로 외주화한 축구클럽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양한 종목의 회원과 인프라를 갖춘 유럽식이 아니라, 모양만 클럽이라 동호인 표에 민감한 지자체의 운동장 시설을 대여받는 데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전국 축구대회를 대개 여름 혹서기에 치르게 하면서, 입시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성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모순이다. 저학년은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중·고 선수들의 연령별 강 대 강 대결도 이뤄지지 않는다. 뛰어난 선수가 월반하는 경우는 현행 교육 제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학부모 주머니에 의존하는 지도자들이 철학을 갖고 팀을 운영하기 힘들다는 얘기 또한 수십년간 반복되고 있다.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7일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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